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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뒤틀린 얼굴이 발현하는 생명의 미학

장수연

2022 서울 프리즈, Francis Bacon,
Study for a Portrait of John Edwards, 1986


프랜시스 베이컨의 작품은 많은 이에게 ‘극단적인 어둠, 고통, 비극, 분노’와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 이면에는 강렬한 삶에 대한 애착과 생명력을 갈망하는 작가의 내면이 담겨 있다. 프리즈페어에서 마주한 작품 <Study for a Portrait of John Edwards>에 내포된 생명력을 해석하기 위해, 작품 속 ‘얼굴’에 주목해 살펴보았다. 등장인물의 얼굴은 모순적이다. 살아있는 인간이지만 왜곡되고 비틀려 명확한 특징을 식별하기 어렵다. 또한 색조는 살아있는 인간의 피부색과는 달리 무채색으로, 죽음의 느낌마저 전해준다. 이는 등장인물을 인간다운 존재에서 멀어지게 만든다. 작품 속의 뭉개진 얼굴은 관객으로 하여금 자신에게 내재된 생명성의 상(象)을 더 선명하게 확인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 또 이 낯선 얼굴의 이미지는 인간 얼굴에 대한 예상과 관념을 벗어나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자기 자신에게 내재된 동일성으로만 작품을 이해하는 것을 넘어 이는 ‘인간다운 얼굴은 어떤 것일까?’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확장하고 형성하게 한다.

삶을 포기한 살고자 하는 의지가 없는 사람의 표정은 모든 것을 내려놓은 상태이기에 평온할 것이다. 그러나 어쩔 수 없는 외부의 압력에 짓눌리면서도 삶을 포기하지 않는 자의 표정은 살고자 몸부림치기 때문에 오히려 고통스럽게 일그러져 있을 것이라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작품을 통해 이처럼 ‘일상적이지 않고 모호하며 생명력이 없는’ 얼굴의 이미지를 경험하고, 기존의 얼굴 관념과는 다른 새로운 의미를 감각적으로 받아들임으로써 자기 이해의 범위를 확장하고 새로운 생각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이처럼 이미지의 재현에 머무르지 않은 프랜시스 베이컨의 실험성과 독자성은 상투적인 것을 제거하고 새로운 의미를 생성하는 미학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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